
정보의 비대칭성이 시장의 정의를 흔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 연장을 발표하기 직전, 국제 유가 하락을 노린 거액의 이상 거래가 또다시 포착되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지시간 21일 휴전 연장 발표 15분 전 브렌트유 선물 시장에서 약 6,300억 원(4억 3천만 달러) 규모의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거래 직후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서 96달러대로 급락했다. 미리 정보를 입수한 듯한 특정 세력이 막대한 수익을 거둘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유사한 형태의 이상 거래가 네 차례나 반복되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현재 일련의 석유 선물 거래를 예의주시하며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거래량이 적은 시간대를 노린 점을 들어, 내부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가는 정책을 결정하고 시장은 그에 반응한다. 하지만 그 결정의 과정이 누군가의 ‘주머니’를 채우는 수단으로 전락한다면, 정부와 시장에 대한 신뢰는 모래성처럼 허물어질 수밖에 없다. 공정한 경쟁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부당한 정보 거래로 시장의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가 이번 조사로 명명백백히 밝혀지길 기대한다. 투명하지 않은 권력과 그 권력을 이용한 탐욕이 사라질 때, 비로소 시장은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2026.04.23 더이룸페이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