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스한 봄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3월, 제주의 밤하늘이 어느 때보다 뜨겁게 타올랐다. 제주의 대표적인 민속 축제이자 액운을 태우고 복을 기원하는 ‘제주들불축제’가 새별오름 일대에서 화려하게 펼쳐지며 시민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올해 축제는 전통적인 ‘불놓기’의 웅장함은 그대로 살리되, 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 기술을 접목해 더욱 의미 있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거대한 오름의 능선을 따라 붉은 불꽃이 일렁이는 장관은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현장 곳곳에서는 가족의 건강을 비는 소원지를 정성스럽게 매다는 아이들의 모습과, 타오르는 불꽃을 배경으로 소중한 추억을 남기는 연인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축제에 참여한 한 시민은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보니 그동안 가슴 속에 쌓였던 고민들이 한꺼번에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라며, “함께 온 소중한 사람들과 따뜻한 에너지를 나눌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고 전했다.
어둠을 뚫고 솟구치는 들불은 단순히 마른 풀을 태우는 의식을 넘어, 우리 마음속에 잠재된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깨우는 응원과도 같다. 거센 불길이 지나간 자리에서 곧 푸른 새순이 돋아나듯, 이번 축제를 통해 얻은 긍정적인 에너지가 우리 모두의 일상에 찬란한 생명력으로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
2026.3.13 더이룸페이퍼기자